2011/09/23 11:38
무가탈 하우스/火木한 이야기
저는.
군생활을 못겨디던 못난이 였습니다.
새벽 별 보고 출근하고, 밤에 별 보고 내무반으로 들어가며.
가장 견디기 힘든 것은, 잠자리까지 24시간 싫어하는 고참과 같이 지내야 한다는 것.
더더욱 힘든 것은,
그 상황과 공간을 좀처럼 벗어날 수 없다는 것.
옴짝달싹 할 수 없음이 제 가슴을 옥죄여 왔었지요.
밤에 내무반으로 돌아가는 길은 아주 깜깜해서,
그때만큼은 군화발을 맞추지 않아도 되었고,
아주 가끔은 조금 멀리 떨어져 살짝 호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고 걸어 보기도 했습니다.
호주머니에 손을 넣을 수 있다는 자유만으로도
눈에서 눈물이 찔끔 나는거 같았습니다.
그럴때면 밤 하늘을 올려다본 기억이 있습니다.
그리고, 별의 눈으로 나를 봤지요..
'별아 별아..
네가 보는 나는 지금 어디있느냐'
그리고는 상상했습니다.
군부대 한가운데 있는 나.
군부대의 철조망과 담벼락.
내가 있던 작은 마을, 그리고 도시.
엄마 아빠가 있는 서울, 그리고 대한민국, 지구, 우주.
그렇게 별의 눈으로 나를 보면 숨통이 트이곤 했지요.
'그래, 내가 지금 이렇게 힘들게 느껴도.
나는 저 우주의 작은 먼지보다도 작다. 내가 있는 이 공간도. 나의 상황도. 그리고 이 시간도.'
그러면, 어김없이 고참의 목소리가 들리고 했습니다.
'야! 안오냐~ 야, 너 지금 호주머니에 손 넣었냐??'
뽀로로~ 달려가
담요의 까칠한 느낌과 푸석푸석한 이불의 촉감을 느끼며 잠이 들곤 했습니다.
벌써.. 13년이 흘렀네요.
그때의 그 고참은.
가끔 통화하며 '형형'하며 유쾌히 웃는 친구가 되었고.
그때의 아픔과 견디기 힘들었던 고통은 제 든든한 허리가 되었습니다.
별의 눈.
그 시간은 쏜살같이 흘러갔고.
나는 지금 생각지도 못했던 강남 한복판의 빌딩 5층에서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님아~
기억속의 '별의 눈'이 있으신지요?
TAG
가치 찾기